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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Apr/120

강호동-김구라 은퇴, 연예인만 책임지는 이상한 나라!


 


김구라의 잠정은퇴 선언이 방송가의 초특급 이슈로 부상했다.


 


 


강호동의 잠정은퇴 이후로, 두 번째로 터진 "비상사태"다.


 


 


김구라의 존재감이 절대적인 [라디오스타]는 폐지설에 시달리고 있고, 나머지 일곱개 프로그램도 대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왜 우리나라는 연예인에게만 이렇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미는걸까. 물론 연예인은 대중을 상대하는 직업으로서, 어느 정도의 사회적 소명 의식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는 일정 수준의 도덕성 역시 포함되어 있다. 허나 어디까지나 연예인은 연예인일 뿐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돈을 버는 고급광대다. 결벽에 가까운 대중의 도덕적 잣대가 과연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거꾸로 가도 한참을 거꾸로 가고 있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지 않는데, 유달리 연예인만이 가혹하다 싶을 만큼 자신의 잘못에 책임을 진다. 강호동 사건을 보자. 강호동의 탈세 의혹은 국세청에서 각하 처분을 내릴 정도로 미미한, 다시 말하자면 세법 계산차이로 인한 약간의 실수 였을 뿐이다. 허나 강호동은 이 사건 때문에 15년 명성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렸다. 국민 MC 강호동이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사라진 것이다.


 




김구라 역시 마찬가지다. 김구라 잠정 은퇴의 도화선이 된 사건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의 정신대 발언이다. 물론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반적인 상식 수준에서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발언은 무려 10년 전에 나온 김구라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하는 발언이다. 이 발언 하나가 당대의 톱 MC를 구렁텅이로 몰고갈지는 아마 아무도 몰랐을터다.


 


 


허나 재밌는 건 김구라의 막말 논란이 '나꼼수' 김용민의 막말 논란과 연장선상에 서 있다는 것, 그리고 김용민 지지 영상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보수 언론에 의해 집요하게 터져나왔다는 사실이다. 연예인에게 도덕적 굴레를 씌우고 가혹하게 짓밟는 건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다. 천하의 김구라도 무릎을 꿇을 정도로 언론의 공격은 집요했다.


 


 


자, 이제 거꾸로 생각해보자. 강호동과 김구라는 자신들의 '잘못'을 대중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다. 심지어 스스로의 밥줄을 끊어 버림으로써 진정으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줬다. 일개 고급광대, 연예인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이 나라를 이끌어 간다는 대단하신 윗분들,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방송사 사장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는가? 연예인에겐 가혹하리만큼 책임을 물으면서 진정한 '공인'인 이들은 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가?


 



 


'문도리코' 문대성은 논문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19대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다. IOC 위원회가 그의 논물 표절을 문제 삼고 나섰고, 외신까지 의혹의 눈치를 보내는 마당에 우리나라 국민은 문대성에게 국회의원 타이틀을 달아줬다. 논문 표절이 김구라 막말이나 강호동 탈세보다 수위가 약한 잘못인가? 오타까지 똑같이 베껴놓고 "결론이 다르니 다른 논문이다" 라는 되먹지 못한 변명에 속아 넘어가는것이 진정 대한민국 국민의 지적수준인가?


 


 


총선 과정에서는 아무 말 하지 않더니 이제 와서 문대성을 탈당시키느니 뭐하느니 부산을 떠는 새누리당의 모습도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게 탈당까지 시킬만큼 '자격 미달'의 인물이었으면 애초에 공천권을 박탈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그 전에는 아무말 없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침묵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의회 과반을 차지하고나니 "탈당을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 어느나라 상식인가 싶다. 문대성이 속한 정당만큼이나 참으로 무책임한 행동이다.


 


 


문대성 논란에 대해 새누리당 '1인 독재자'로 군림한 박근혜의 말은 더더욱 가관이다.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 문대성 논문 표절 검증이 대학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새누리당 자체에서 표절 여부를 따져 속히 결론을 내리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이건 너무 속보이는 대답이다. 아슬아슬 과반을 그렇게라도 지키고 싶던가. 명색이 집권여당 대선 후보로 나올 사람이면 이런 식의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


 



 


문대성과 함께 탈당 압박을 받고 있는 김형태 역시 마찬가지다.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패륜을 저지른 인물을 버젓이 국회의원에 당선시킨 그 지역 사람들도 참 답도 없지만, 그 전에 이런 사람에게 공천을 주고 국민의 대표 자격을 만들어 준 새누리당의 상식도 참 한심스럽다. 대단해도 참으로 대단하다. 김용민 막말논란은 마치 세상이 뒤집어지는 사건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던 새누리당이 어찌 동생의 아내를 강간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은 버젓이 내버려 둘 수 있단 말인가. 김용민은 말로 강간 운운했지만, 김형태는 몸소 강간에 임한 인물 아닌가? 죄의 경중이 누가 더 큰가? 상식이 있으면 누구나 다 판단할 일이다.


 


 


국회의원으로 갖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실 이 '높으신 분'들이 제발 일개 '딴따라'인 강호동-김구라의 책임있는 행동에 반에 반이라도 따라갔으면 좋겠다. 국민들 역시 연예인에게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지 말고 이런 사람들에게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주는 지역은 대체 어느 지역이며, 그 지역에서 표를 던진 사람은 또 어떤 사람들인가.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왜 이 나라는 연예인만 책임질까? 연예인은 조금만 잘못해도 언론에 의해 융단 폭격을 맞고 한 순간에 밥줄이 끊기는데, 진짜 책임져야 할 '높으신 분'들은 왜 이것보다 훨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일까. 진정 우리나라는 김구라 막말이 논문 표절, 근친 강간, 민간 사찰, 내곡동 땅 문제, BBK 주가조작, 정수장학회 장물 논란보다 더 심각하고 중대한 잘못이라고 보는 것일까.


 


 


그렇다면 참 한심스러운 나라, 참 답도 없는 나라다. "역사는 진보한다". 당연한 듯 믿었던 이 대명제에 근본적인 회의를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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