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 [몽땅 내사랑] 출연은 인생 최대의 실수!
MBC 일일시트콤 [몽땅 내사랑]이 1년 여의 방송 끝에 막을 내렸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후속작으로 시작한 [몽땅 내사랑]은 화려했던 스타트와 달리 허술하고 초라한 퇴장으로 뒷맛을 씁쓸하게 했다.
특히 [몽땅 내사랑]을 통해 야심차게 시트콤 출사표를 내던졌던 조권은 민망할 정도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몽땅 내사랑] 출연이야말로 조권의 일생일대 실수라고 할 만하다.
[몽땅 내사랑] 출연 전, 조권은 버라이어티계의 블루칩이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두루 섭렵하며 특유의 개성을 마음껏 뽐냈고 [우리 결혼했어요][세바퀴][스타킹] 등에 고정 출연하며 '조권'이란 이름 두 글자를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켰다. 오랜 연습생 생활 속에서 갈고 닦은 끼와 실력이 마음껏 발휘되는 순간이었고, 남녀노소 모두 사랑했던 '깝권'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조권의 예능감은 가인과 함께 했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뛰어난 예능감으로 현실과 가상 사이를 조심스럽게 넘나들었던 조권-가인 커플의 활약은 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우리 결혼했어요]를 기사회생 시키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프로그램으로 등극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조권-가인 커플의 등장은 [우결] 시즌2의 '아이돌 化'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첫 사례이기도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조권은 예능인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한편, 가수로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높아진 인지도와 대중 친화력을 무기삼아 발표한 노래들이 모두 엄청난 호응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은 것이다. 2AM의 출세곡이기도 한 [죽어도 못보내]를 비롯해, 가인과 함께 발표한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 조권의 첫 솔로곡인 [고백하는 날] 등이 모두 이 시기에 나온 빅 히트곡이다.
이렇듯 당시의 조권은 예능계와 가요계를 모두 접수했다 할만큼 화려한 전력을 뽐냈다. 근간부터 다져온 탄탄한 실력과 주체할 수 없는 끼로 똘똘 뭉친 그는 어디에 내놓아도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스타였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조권앓이'를 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와 [세바퀴]의 출연으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을 무렵, 조권은 시트콤 출연이라는 모험을 강행했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지붕뚫고 하이킥]의 후속작이었던 [몽땅 내사랑]. 갑작스런 연기 도전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여태껏 실패를 모르고 승승장구하던 조권의 선택이었기에 대다수 연예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몽땅 내사랑]의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작의 시청률이 워낙 좋았던 까닭에 시청률 후광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었던데다가 연기파 김갑수, 중견 코미디언 박미선 등이 합류해 극의 무게중심을 단단히 잡아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환상콤비'로 호흡을 맞추고 있던 가인과 시트콤에 동반 출연한다는 것 또한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초반의 좋았던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첫번째로 만난 암초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몽땅 내사랑] 간의 충돌이었다. 조권과 가인은 [우결]에선 부부로, [몽땅 내사랑]에서는 남매로 출연했다. 그들 스스로 "헷갈린다" 할 정도로 변화무쌍한 나날이 지속됐고 촬영 스케줄 역시 복잡하게 엉키기 시작했다. [우결]과 [몽땅 내사랑] 중 하나는 포기해야할 상태에 다다른 것이다.
결국 조권과 가인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하차를 결정했다. 약 2년여 동안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는 판단하에 내려진 결정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엔 충분한 사건이었다. 조권과 가인은 [몽땅 내사랑]을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친정이었던 [우결]과 결별했다. 이 시기에 이르러 조권은 고정(혹은 반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던 [세바퀴]와 [스타킹] 또한 모두 정리했다. 말 그대로 [몽땅 내사랑] 촬영에 '올인'을 하게 된 셈이다.
[몽땅 내사랑]의 성공에 모든 것을 갖다 바치다시피 한 조권이었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시트콤은 지지부진한 성적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전태수가 폭행 사건으로 하차하고 극중 인물 관계도가 엉망진창으로 망가지면서 극은 완전히 수렁에 빠져버렸다. 한창 극중 갈등과 러브라인이 심화되는 시기에 된서리를 맞으면서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구심점을 잃어버린 [몽땅 내사랑]은 이 후, 진이한, 김혜옥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시청자들의 싸늘한 외면을 받았다.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자 [몽땅 내사랑]은 처음 호언했던 '막장 시트콤'의 독특함을 포기한채 꼬이고 꼬이는 러브라인에만 매달리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청춘 시트콤'으로 전락했다. 이 상황에서 조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몽땅 내사랑]에 조권이 캐스팅 될 때만 해도 그는 명실공히 '주인공'이었다. 박미선, 가인과 함께 극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을 뿐 아니라 향후 러브라인에도 참여해 갈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려했다. 허나 전태수 하차, 가인 하차 등 악재가 계속되며 조권은 주인공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주변부로 밀려났다. 그의 자리는 후반 투입된 진이한이 차지했고 윤승아, 윤두준 등이 극의 전면에 등장했다. 조권으로선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결국 조권은 [몽땅 내사랑] 후반부에 이르러선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말 그대로 '무색무취'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어디에 갖다놔도 맡은 몫의 200%를 소화하던 조권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희미한 존재감만 겨우 드러내는 답답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몽땅 내사랑]이 무리한 연장을 추진하면서 더더욱 도드라졌고 그는 더이상 [몽땅 내사랑]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조연이라 말해도 민망할 정도로 출연분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친정과도 같았던 [우리 결혼했어요] 뿐 아니라 [세바퀴][스타킹] 등 시청률 잘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 패널까지 포기하고 도전했던 조권의 첫 시트콤 출연은 결국 철저한 실패로 끝났다.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전락했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성장하지도 못했으며, 대중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어내는데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연장 결정에 끌려다닌 결과 확고했던 대중 친밀도는 예전만 같지 못하게 됐고, 출연 프로그램 역시 전무한 상태다. 그야말로 조권에게 [몽땅 내사랑] 출연은 일생일대의 회복하기 힘든 실수다.
허나 아직 늦지 않았다.
[몽땅 내사랑]이란 십자가를 내려놓고 홀가분해졌으니 지금이라도 전열을 가다듬고 예전의 기량을 회복해야만 한다. [몽땅 내사랑]이 조권에게 상당한 치명타를 남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조권은 조권이다. 그는 예능계가 원하는 독보적인 캐릭터와 끼를 가지고 있는 전천후 스타다. 서서히 활동을 재개하면서 추락했던 대중 친밀도와 인지도를 높이고 흐트러진 예능감만 정돈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전략만 잘 구사하면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깝권의 시대'가 다시 한 번 도래할 수도 있을터다.
다행히 최근의 예능계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조권이 나서기만 한다면 쌍수들고 환영할 프로그램이 널리고 널렸다. 조권이 하루빨리 [몽땅 내사랑]에서 입은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TV 브라운관에서 신나게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가 다시 한 번 예능계와 가요계를 '접수'하며 환하게 미소짓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그의 건투를 빈다.